[노동 · 환경]탈성매매여성자활지원센터 활동가 돌봄 워크샵

이번에는 활동가의 몸을 살리는 시간

탈성매매 자활지원센터 넝쿨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여성들과 함께 일과 배움을 통해 존엄한 삶을 만들어가는 센터입니다. 2019년 12월과 2020년 5월에는 자활을 받고 있는 센터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몸의 트라우마를 섬세히 살피고, 도전하고 놀이하며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는 워크샵을 진행하기도 했었습니다. 무거운, 트라우마의 몸을 육체가 능동적이면 정신도 그렇게 된다는 스피노자의 심신평행론으로 접근하고자하는 넝쿨의 철학과도 월담은 맞닿아 있었습니다. 2021년에는 자기 자신보다 센터 내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것들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활동가들의 몸과 마음을 들여다봐야한다는 생각으로 4주간 몸-임파워링 워크샵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넝쿨 활동가의 지속가능한 일과 삶의 도모를 위해, 일상에서 스스로 몸 상태를 파악하고 자신과 동료들을 살피며 돌볼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협업처 : 자활지원센터 넝쿨

교육일 : 2021. 07. 07. - 2021. 07.28.

회   차 : 3시간 4회차


Background

4주간의 과정을 통해 첫째, 몸과 마음의 연결성과 통합적 건강에 대한 기초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둘째, 일상에서 몸의 상태를 파악하며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을 주는 자가점검 움직임 루틴을 배웠습니다. 셋째, 활력을 스스로 만들수 있는 움직임의 원리와 방법들을 탐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기적으로 몸일지를 쓰며, 언어화되지 않은 몸의 소리를 경청하고 표현하는 '몸의 대화'를 연습했습니다.


Keyword

균형, 회복, 활력


Curriculum


첫 시간으로 감정해부학(emotional anatomy)의 개념과 사례를 통해 배우는 몸과 마음의 연결성, 몸을 살아있게 하는 움직임의 기본원리를 배웠습니다.



활동을 하며 힘들고 경직되었던 손을 풀어주고, 짜주고, 얼굴과 목소리로만 만났던 동료들의 몸 여기저기를 만져주며 서로의 몸에 대해 이해하고, 새롭게 만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워크샵 시작할 때 ‘체크인'으로 몸을 살피면서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는 것이 낯설면서도 진실된 느낌이어서 도움이 되었다. 그 때는 여기저기 긴장되고 경직되고 조이는/쪼그라드는 느낌이었는데, 두시간 가량 함께 몸을 이리저리 느껴보며 움직이고 나니, 몸은 한결 쫄깃하게 풀어진 느낌이다. 

- 참가자 후기 중



마음의 상태에 따라 몸의 에너지와 구조가 달라진다는 원리를 연구한 '감정해부학'의 자료를 함께 보며 몸을 돌보는데에 있어 운동을 하고 마사지를 받는 신체적인 것 뿐만 아니라 함께 일할 때 느끼는 긴장, 압박감, 패배감 등의 감정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자각하며 조직 내에서의 문화를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감정이 신체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새로웠습니다. 나의 신체적인 모습으로 내 감정은 어떠한가를 생각해 보기도, 동료의 신체 모습으로 동료의 감정(힘든점)은 어떠한지 물어보고 이야기 나누며 서로를 이해해 보기도 해볼 수 있는 방법을 얻어갑니다.

- 참가자 후기 중



사무실의 의자와 에어컨 위치, 사무실 배치 등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바른 자세로 인한 죄책감을 가중하는 것이 아닌, 각자의 몸에 맞는 솔루션을 컨설팅하는 시간이 있기도 했습니다. 


어깨가 굽는 것, 몸이 휘는 것… 단순히 신체를 교정해야 하는 것이 아닌 감정? 기분?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오늘 이후 일상에서 의식해서 인지하고 들여다보게 될 것 같다.

- 참가자 후기 중



머리의 무게인 5kg과 비슷한 무게의 따뜻한 물주머니를 안고 들고 나르며 82% 이상이 액체로 이루어진 내 몸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몸으로 직접 느껴본 후,


물주머니 속의 물이 한쪽으로 흐르면 나머지 물들도, 그래서 온 물주머니 자체가 그쪽으로 흘러간다. 여러 갈래로 나뉘어도 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서로 반대방향으로 흐르면 주머니가 일그러진다. 우리 몸이, 내가 이렇게 함께 연결되어있구나 느꼈다. 

- 참가자 후기 중




파트너를 이루어 고관절, 발, 무릎 등을 풀어주고 탐색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우리 몸이, 내가 이렇게 함께 연결되어있구나 느꼈다. 마지막에 파트너가 나의 발-발목부터 움직임을 가이드 해 주었을때 그 연결됨이 극명히 느껴졌다. 일상에서 어깨나 팔로만 가방을 들지 않는다면, 팔로만 설거지를 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몸이 더 자유로워질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참가자 후기 중




말이 아닌 몸으로 다양한 균형을 경험하며 '균형'에 대한 허상을 해체하고 불안정감, 불확실함과 씨름하는 역동으로서 균형을 새롭게 이해하는 장이 열렸습니다.



균형을 잡기 이전에 해부학 자료를 나누며 실제 발의 생김새와 구조를 인지하고 여기저기 만지고 풀어주며 그동안 고생했지만 살펴주지 않은 발을 맛사지 해주었습니다. 말랑하고 감각이 살아난 발로 한 발을 들고 고개를 천천히 돌리며 균형을 섬세하게 경험하면서, 균형이 저울과 같은 정적인 상태가 아닌, 끊임없이 흔들리면서도 넘어지지 않는 상태임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일어설 때 땅과 함께 마사지한 오른쪽 다리와 발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받았다. 신생아가 된 것 같았다. 불과 1분 전까지도 아무런 느낌, 감각 없이 걸어다녔던 그 발이 아닌 것 같았다. 나는 아직도 이 느낌을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발에 온 감각과 에너지를 쏟아서 느낀 것일까? 그동안 신경써주지 못했던 발에게 아주 오랜만에 온전히 신경써주니 이제야 알아채냐는 외침일까?

- 참가자 후기 중



파트너를 이루어 서로가 한번도 움직이지 않은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바디-바디 활동을 하며 깔깔 웃고, 내 몸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하고,


활력에는 역시 놀이다. 힘이 없는 상태에서도 상대와 접촉하고, 상대의 힘을 받아 내 힘을 낼 수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활력을 내고 싶을 때 활용할 전략들을 얻어간다. 적극적으로 다가가 접촉하고 놀아봐야지. 과거 기억으로 몸이 괴로워하며 도리어 에너지를 잃게 만드는 음식과 방식들을 천천히 보내줘야지. 힘이 없는데 해야할 일이 있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갖는 래디컬한 선택을 용기있게 내려봐야지.

- 참가자 후기 중



철물 아시바 위에서 완전히 다른 균형을 경험하며 혼자서는 하지 못할 도전도 파트너의 지지를 받아 시도해보기도 했습니다.



활력을 만드는 여정으로 발을 가볍게 하고 여기저기를 새로운 걸음으로 뛰며 발맛사지로 깨운 감각을 살리기도 하고, '놀이공'이라는 도구를 가져와 음악에 맞춰 리듬감 있게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몸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상태에서 오늘 수업에 임했다. 어떻게 에너지가 끌어올려질지 쉬이 예상할 수 없는 상태에서 천천히 음악에 맞춰, 또 돌아가는 공의 리듬에 맞춰 발을 딛어보고 스텝을 밟아보았는데, 신기하게도 천근만근이었던 몸이 가볍게 들렸다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요즘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로 많은 생각의 덫에서 절절 기어가는 나를 발견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오늘의 기억으로 음악에 맞춰 두 발로 온몸을 마사지하듯 걸어보고, 스텝을 요리조리 밟아봐야겠다. 즐거운 에너지의 기운을 나눠준 모두에게 감사하다. 

- 참가자 후기 중



아침에, 혹은 힘들어서 누워있다가 힘겹게 목에 힘을 줘 일어나가 담이 걸리거나 더 결리는 악순환을 벗어나 구르고, 리듬에 맞춰 가장 쉽게 일어나는 방법을 연습하며 손 하나 까딱할 수없는 상황에서 활력을 만드는 연습을 했습니다.



특히 사무직의 경우 손목이 아프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젠가 사이사이를 날렵하게 뛰어보고, 네발로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걸으며 굳은 손목의 힘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에너지는 순환하는 것임을 오늘 한번 더 몸으로 배웠다. 사그라들었다가도 생겨나고, 파트너와 나 사이에서도 순환하고. 신기한 경험은 젠가 사이사이를 오갈 때 나에게 집중하게 되는데, 그 순간 내 안에서 잔잔하지만 분명한 에너지, 활력이 돈다는 것이었다.

- 참가자 후기 중



공레슬링을 하며 강렬하면서도 새로운 몸을 만나며 생기는 민감한 상황을 놀이와 돌봄으로 풀어내는 연습을 했습니다.


활력. 내 몸의 에너지. 지금 현재 거의 만땅으로 채워진 느낌이다. 몸도 무겁고 지친 오전이었는데 여럿이 모여 힘을 가하고 무거운 공을 잡아 올려들고 서로 공을 잡고 뺏는 동작이 처음에는 힘겨루기로 시작되어 힘을 빼고 상대방의 약한 쪽으로 공을 빼면서 몸의 많은 근육들의 쓰여졌다. 그 과정에서 나의 몸도 상대방의 몸도 서로 활력을 받았다.

- 참가자 후기 중



몸을 돌보기 앞서 실제 몸 크기와 비슷한 크기의 뼈를 만지고 비교해보며 몸에 대해 더 이해하고,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털어내고, 무릎을 세수하는 것처럼 씻고, 척추를 돌리며 몸 안쪽까지 맛사지 해주는 움직임을 배우며 활동가들이 일상에서, 평소에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체조, 움직임 등을 공유하고 소감을 나누며 워크샵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내 몸에 맞는 움직임을 찾아가는 시간이 여유롭지만 빠르게 지나간다. 움직임 내 말씀주신 몸의 활용방법을 계속 생각하며 이렇게도 저렇게도 움직여본다. 작은 움직임이지만 평소 잘 나지않던 땀이 주륵주륵 흐른다. 이제야 몸을 제대로 움직인건가? 마지막 짝꿍의 몸을 만져줄 때 “내려놓아도 괜찮다"는 느낌만 줄 수 있게 라는 말이 마음에 콕!! 요즘 내가 가장 기다리고 바라는 말. 감사한 시간이다.

- 참가자 후기 중


Story

“몸이 무거운 건 트라우마 때문이죠. 그런데 그것을 정신의 문제로만 보고 정신과 상담을 받거나 우울증 치료약을 먹는 게 정말 답일까, 이 문제를 어떻게 돌파할까 고민했어요. 그때 공부한 게 스피노자의 심신평행론이죠. 육체가 능동적이면 정신도 그렇게 된다, 그러니 몸을 능동적으로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매주 금요일 윙의 친구들과 모두 함께 관악산을 오르는 등산을 시작했어요. 저는 한번 시작하면 5년은 기본인데, 등산도 10년을 했죠.”

넝쿨의 이야기 : https://m.hankookilbo.com/News/Read/201911131099370071


몸으로 마음을 풀어가는 넝쿨의 과정에 월담이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