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 혁신][아동·성인 놀권리] 대안학교 초등고학년 몸-놀이 정규수업

몸으로 더 즐겁게, 용감하게 노는 힘을 키워보자

꽃피는학교 하남은 유치부와 초등 5학년까지 뒷산과 마당, 앞 개울을 오가며 뛰노는 학교입니다. '단순, 소박, 진실 그리고 온전한 배움이 꽃피는 학교'라는 소개로 몸, 마음, 머리의 발달을 따라 성장하고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학교를 다니며 배우는 동안 시간과 공간, 그 사이를 오가는 나의 움직임이라는 매개를 통해 세상을 배웁니다. 월담 워크샵 참가자인 교사분의 소개로 함께 도전할 수 있는 초등 3학년부터 5학년까지 혼합연령의 아이들을 매주 1시간씩 학기 당 17회차로 총 34회차 동안 주변 공간과 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몸으로 나 스스로, 친구들과, 주변 공간을 활용하여 노는 경험을 하고 실제로 직접 관계맺고 놀이할 구조물을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협업처 : 하남 꽃피는학교 (경기도 하남시)

교육일 : 2019. 3. - 12.

회   차 : 주 1회 1시간, 총 34회차


Background

학교 뒤편에 산과 올라가서 놀 수 있는 나무, 개울, 구조물이 있음과 동시에 놀이를 중요시 하는 학교 특성상 실외 놀이 경험이 풍부한 아이들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미 애착을 가지고 있는 놀이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는 움직임을 수업에서 배우고 일상에서 놀이를 통해 연습 · 숙련 할 수 있도록 수업을 꾸렸습니다. 수업시간을 소중히 여기기 위해 ‘한 명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모두 들어주기’, ‘수업 내용과 관련된 이야기만 하기’라는 아이들 스스로 만든 두 개의 규칙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Keyword

놀이, 도전, 관계


Curriculum

3월에는 아이들이 이미 놀고있는 방법과 공간을 소개받으며 지금의 놀이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도전해볼 수 있는 것들을 관찰을 통해 발견하고 제안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규칙이 있는 게임’이 많이 나타나는 아동기 특성상 기술을 적용하고 친구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몸 놀이 활동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신뢰할 수 있는 성인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실패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얻고 갈등을 아동들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몸의 접촉이 이루어지는 바디-바디 남녀 나눠서 하려는 성향이 강했지만 ‘대상화 되지 않는 몸’의 예로써 강사들이 아동들을 대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질문을 던지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습니다.4월에는 바디바디를 비롯한 몸을 활용한 게임을 통해 친구들, 선생님과 몸으로 상호작용하며 상대를 살피고 소통하는 방법들에 대해 배웠습니다. 공통의 목표를 가진 과제를 함께 해결하며 함께 가기 위해 어떤 전략을 써야하는지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 월담 수업 노트 중



4월에는 바디바디 등의 게임, 움직임 상황을 통해 친구들과 선생님을 몸으로 만나 상호작용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실험하고 '우리가 만드는 놀이터'프로젝트를 위해 재료와 친숙해지고 장비 사용 방법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성인이 만들어준 놀이 구조물에서 수동적으로 노는 것을 넘어서 만들고 싶은 구조물을 만들고, 흔들린다면 어떻게 튼튼히 만들수 있을지 의견을 공유하고 스스로 안전 여부를 관찰하고 보강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습니다.


목수인 교사가 학교에 있어 이전에도 나무로 함께 집을 만든 경험이 있는 집단이었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재료를 접하는 것과 놀이터 만들기 프로젝트 제안 에도 개방적이고 흥미를 느끼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새로운 구조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채광, 다른 구조물과의 상호작용 등을 고려하여 위치를 선정하면서 놀이 환경 구성에 대한 주도성을 갖고 사고하고 있습니다. 움직임 교육에 있어 선생님들이 준비해온 재미있는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놀이 구조물을 만들고 내 몸에 맞는 움직임을 실험해보는 장을 만들기 위한 수업을 구성하였다. 예민할 수도 가장 솔직할 수도 있는 몸으로 하는 의사소통에 마음을 여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습니다다.

- 월담 수업 노트 중


5월에는 4월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아이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강사가 설계한 구조물을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사 조이기, 수평 맞추기, 길이에 맞는 백관 파이프 자리에 놓기 등 각자가 잘하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역할분담을 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동료를 관찰하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구조물, 주변의 의자, 담벼락, 펜스 등을 넘고 매달리며 기존에 하지 않던 방식으로 만나보았습니다. 공이나 방석 등의 일상의 사물들을 활용한 움직임을 하며 놀기도 했습니다.



6월에는 부상의 위험이 있다고 여겨지는 활동을 선생님들과 함께 하며 아이들 스스로 위험에 가지고 있는 태도를 살펴보고 이를 서로 책임질 수 있는 방법을 연습하며 인식을 전환하고 앞으로 무언가를 도전할 때 보다 열린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매달리기와 같은 움직임을 자유놀이 시간에 흔히 하는 집단이라 평소에 흔히 쓰는 팔, 손 등이 아닌 새로운 몸의 부분들을 총체적으로 활용하게 하는 도전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한 명씩 하게 되는 개개인의 도전을 관찰하고 피드백을 주면서 타인의 도전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방법을 학습하였습니다. 축구, 달리기 등의 신체활동을 할 때 뛰어난 능력을 드러내는 개인들을 제외한 친구들의 서로 다른 강점과 약점을 발견하고 상호 학습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 월담 수업 노트 중 



7월의 수업에서는 만든 구조물을 활용해서 스스로 도전하지 않게 되는 다양한 부위(배, 발끝 등)만을 이용하여 매달리는 것을 도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철물 구조물뿐만 아니라 자연물인 나뭇가지 위에 점프해 매달리고 네발걷기를 시도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에서 가능한 새로운 움직임의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했어요.


수업을 진행하면서 매번 이야기 했던 것은 이 시간만큼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전을 함께 책임지자는 것이었습니다. 규칙이 있는 게임을 진행할 때 힘을 쓰면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도 동료가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강사에게 그 순간의 안전 관리(도움 차원에서)를 직접 부탁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월담 수업 노트 중



2학기가 되면서 8월에는 방학 동안 닫힌 몸을 풀어주고 1학기 동안 쌓인 몸으로 상호작용하는 법과 위험과 안전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막대기, 레일을 활용한 움직임을 했습니다. 더불어 직접 만든 구조물에서 용암놀이와 얼음 땡 등의 협력 게임을 직접 규칙을 바꿔가며 놀이하며 놀이하며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갈등상황을 직면하고 풀어가는 연습을 했습니다. 


놀이 과정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갈등 혹은 문제 상황을 강사의 도움 하게 지속적으로 연습하고 논의하였습니다. 동료의 도움이 있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자주 제시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타인의 장점 혹은 약점을 인지하고 그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기회를 제시했습니다. 학기 초반에 재미있는 활동을 제공해주면 수동적으로 따라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본인이 선호하는 놀이를 제안하고, 확장하며 수업 내에서 뿐만 아니라 필요하거나 원하는 놀이 환경을 조성하고자 고민하는 모습을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월담 수업 노트 중


9월에는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를 들고 올리고 앉는 아크로 요가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흔들림이 있는 곳에서 다같이 균형잡으며 보다 어려운 균형을 경험하기도 하고, 허리 높이 정도의 계단을 넘어보기도 했습니다.


아크로 요가, 다함께 구름다리에서 균형 잡기, 노래 부르며 철봉에 매달리기 등 함께하는 활동들을할 때 에너지가 생기고 모아지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특히 아크로요가는 상대방의 몸과 상태에 집중하고, 떨어지지 않게 잡아주는(스팟팅)까지 섬세한 관찰과 집중력을 요하는데 덕분에 모두가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놀이를 하거나 움직일 때 재미있다고 안전에 대한 긴장을 늦추는 것이 아닌, 주의를 기울이며 함께 위험을 대비하는 감각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 월담 수업 노트 중 


10월에는 철봉이나 정글짐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어떤 자세와 움직임으로 손으로 지지하지 않아도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 직접 감각하고 실험해보았습니다. 더불어 높은 곳에서 떨어졌을 때 충격을 최소화하는 낙법을 연습하고 아이들의 요청으로 보다 높은 난이도의 아크로 요가를 실험했습니다. 


상대방과의 호흡뿐만 아니라 자신의 움직임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균형잡기, 아크로요가, 낙법, 레일넘기 등을 할 때 움직임의 디테일을 찾아가고 느끼는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수업을 임하는 자세에 대해 자신과 타인의 상태를 모두 체크하는 모습이 늘고 있습니다. 어떠한 움직임을 알려 주었을 때 그것에 이은 다른 여러 움직임을 상상하고 시도하고 제안하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 월담 수업 노트 중



11월에는 원반을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움직임과 동시에 협업하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구조물을 만든 이후 아이들이 매달리거나, 앉아있는 등 제한된 자세와 방법을 이용하여 놀고 있다는 것을 관찰하고 그 범위 확장을 위해 지도하에 발가락으로만 레일에 매달리거나, 손이 아닌 가슴, 머리, 등을 이용해 균형을 잃지 않고 레일 위를 지나가는 실험을 해보고 이를 확장하여 용암놀이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몸과 철봉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이 탐색하는 모습을 관찰하였습니다. 매달리는 것이나 골반을 걸치고 뒤로 넘어가는 것들은 어떠한 경우 몸에 통증을 주기 때문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데, 느낀 이후에 피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하면 안 아프게 맞닿을 수 있을지 탐색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원반이나 뒤로 넘어가는 것 등 다 서로의 지지와 협동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서로를 관찰하고 신호를 주고 받는 기회를 계속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소통이 엇나갔던 지점이나 자신이 판단한 타인의 모습에 대해서 함부로 표현하는 상황들을 관찰하였습니다. 

- 월담 수업 노트 중 


마지막 12월에는 일년 간 체득한 움직임들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협력 움직임 게임을 하고 수료식에서 일년 간의 움직임을 담은 영상을 보며 놀이 여정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움직임이나 놀이를 하는 것에 있어서 어떠한 도구를 이용하지 않아도 서로가 있을 때 가능한 다양한 방식을 경험하며 서로를 만나는 폭이 넓어지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또한 상대방을 향한 세심한 집중과 끊임없는 소통을 요하는 움직임 특성상 과정에서 타인의 몸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두려움을 일으키는 여러 상황이 왔을 때 자신의 몸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교육자와 함께 인지해 가는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또한 자신의 두려움이 어디에서 오는지 이유를 찾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월담 수업 노트 중



"보기에는 못할 것 같았고 무섭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조금씩 해보니까 되어서 신기했어요." 

"같이 한 신체 놀이들이 겉으로는 힘들어 보여도 막상 하면 집중하게 되고, 몰입해서 즐길 수 있었어요."

"자기 안전을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 처음에는 너무 이상했는데, 내 몸을 스스로 지키는 방법을 배워갈 수 있었어요.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하고 그걸 버리는게 어려웠는데 놀이 할 때는 그 마음을 조금은 놓고 연습 해볼 수 있었어요."

- 아이들의 이야기


Story

학교의 환경이나 생활패턴, 교육과정이 모두 영향을 주었겠지만 개개인이 기본적으로 놀이성이 높고, 움직임이 생활 안으로 들어와 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때문에 수업 내용이 단순히 한 번의 수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계속 적용을 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기도 합니다. 수업의 내용이 일상으로, 또 일상의 경험들이 수업에서의 새로운 궁금증이나 아이디어로 풀어내어지는 특성들이 있었고,.사람간의 소통에 있어 언어의 영역을 넘어 접촉, 신체적인지지, 눈빛, 상대방을 관찰하는 자세 등의 다양한 신뢰를 바탕한 접근을 배워가는 여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