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복지]1월 생존을 위한 놀-이 클럽 : 프리즈비

삶에 활력을 돋구는 놀이


2022년을 여는 대화를 하며 월담이(변화의월담 구성원)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올해는 사람들과 몸으로 자주 만나서 재미있게 놀자”

“바쁘고 에너지가 부족한 일상에서 몸을 지속하게 해주는건 관리압박의 무게를 지우는 운동보다는 즐거운 놀이다!”


그렇게 탄생한 잘해야 한다는 부담없이 만나 함께 몸을 살리는 놀이 커뮤니티 “생존을 위한 놀-이”모임. 그 첫 모임이 1월 22일 용산 가족공원에서 열렸습니다.



생위놀 첫 모임의 놀잇감은 프리즈비! 


용산가족공원에 참가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습니다. 처음 혹은 오랜만에 만나는 사이에 긴장도 되지만, 함께 놀 사람들을 맞이하는건 설레었어요. 

새삼 '같이 뛰놀자!'하며 사람을 만난게 얼마나 오래전인지 실감했습니다. 몸을 살리고 싶은 이들과 함께, 다시 놀이를 삶에 들여오는 생위놀 첫 모임이 막을 열었습니다.


한손에 쏙 들어오는 말랑한 플레이볼을 주고받으며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몸을 놀래키지 않고 깨워주기 위해 준비한 활동입니다. 

공을 '잘' 던지고 잡는것보다 여러 방식으로 던져보고, 양손을 모두 써보는 것에 집중하며 손을 깨워주었습니다. '마음껏 놓쳐도 괜찮다!' 하는 합의가 있으니 움직임이 서툴고 어색한 왼손으로도 마음 놓고 시도해볼 수 있었어요. 

가까이에서도, 멀리에서도 주고받다보니 어느새 몸에 열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변화의월담의 자체제작 교구 플레이볼. 두명이 짝을 이뤄 주고받으며 활동을 시작했다.

 

몸을 한차례 깨워주고 프리즈비 놀이로 이어갔습니다. 

우선 프리즈비를 마음껏 던지며 어떻게 날아가는지, 잡는 느낌은 어떤지, 힘을 어느정도 주면 좋을지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명이 파트너가 되어 서로의 방향으로 던져 주었어요. 

상대방을 따라해보기도 하고, 서로 터득한 노하우도 나누고, 생각처럼 정확하게 날아가지 않아 답답해 질때면 나처럼 던지는 상대를 보며 웃게 되기도 했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손놀림이 익숙하지 않은 왼손이 감을 터득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었어요! 

성공했을 때 같이 기뻐해주고, 프리즈비가 엉뚱한곳으로 날아가도 기꺼이 쫒아가 잡아주는 파트너가 있어 마음껏 실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더 집중적으로 받고, 던지기 위해서 세 사람이 2개의 프리즈비를 주고받았습니다. 동시에 두개의 프리즈비를 던져 보고, 두개를 연달아 잡아보기도 하고, 하나를 던지고 바로 날아오는 프리즈비를 잡게 되기도 했어요. 



빠른 빈도와 다양한 각도에서 날아오는 프리즈비를 잡으며 나도 몰랐던 순발력과 대응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몸을 잘 움직여주지 못했거나, 특정 나이가 되어 퇴화하는 것 같다고 해도 몸의 가능성은 생각보다 많고 다시 깨워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에너지가 한층 높아지고, 드넓은 공터가 모인 이들의 활기로 꽉 채워졌습니다. 





"우리 이제 뭐하고 놀아볼까요?" 월담의 질문에 참가자 중 한분이 '프리즈비 발야구' 경험을 나눠주셨습니다. "프리즈비로 발야구를 한다고??", "오 재밌겠다, 우리도 해보자!" 그리하여 상상치도 못했던 프리즈비 발야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발야구를 처음 해보는 사람, 무서워 했던 사람, 좋아하는 사람 모두 섞여있었는데요, 모두의 합의 하에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팀 별 작전회의 시간, 각자가 하고 싶은 역할을 맡고 '이기든 지든 우리가 재밌는게 우선이다!' 결의를 다졌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게임. 지금 이 사람들이 모였기에 탄생한 놀이라니 얼마나 신이나던지요! 

힘차게 프리즈비를 던지고, 허리가 아픈 이는 무거운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고 달리고, 프리즈비를 잡으며 바닥에서 뒹굴고, 환호를 지르며 베이스로 들어오고..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눈은 반짝반짝, 볼은 발그레해진 큰 아이들이 깨어나 있었습니다.





격려와 환호 속에 마무리 된 프리즈비 발야구. 열띤 게임을 함께 만든 서로에게 박수치며 게임을 종료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멀리 멀리 자유롭게 프리즈비를 던지며 아쉬움을 날려보내고 후끈해진 몸을 식혀주었습니다.

일상 속 굳어가는 몸과 마음을 함께 놀이하며 깨워주고 싶어 만들게 된 생존을 위한 놀이 모임!

함께 주고받는 에너지 속에 어느새 몸이 가벼워지고, 몸의 여러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돌아보니 이렇게 즐겁게 땀흘린게 얼마나 오랜만이던지요! 개운함과 노곤함, 에너지를 몸에 차곡차곡 쌓고 1월 생존을 위한 놀이 모임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요즘 자신감과 텐션이 떨어지는 일들이 많은 시기였는데, 오랜만에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코로나 확산 이후) 3년만에 가장 숨가쁘고 즐겁게 논 것 같아요." 


"오로지 놀이와 내 몸에게만 집중해도 괜찮고 충분하다는 게 왠지 위안이 됐어요. 내가 이렇게나 활발하게 움직임을 즐긴다는 걸 새롭게 알았어요. 신나고, 즐겁고, 행복합니다. 감사해요."


지금 내 몸 그대로 갈 수 있는 곳. 함께 만나 움직이며 활력을 만드는 곳. 즐겁고 안전한 놀이 문화를 만드는 '생존을 위한 놀이'모임은 2월에도 계속됩니다.